얼마전 한겨레신문에 이해찬 전총리의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변호사, 문성근대표, 이해찬 전총리와 김기식, 남윤인순 내가꿈꾸는나라 공동준비위원장과 내가 '통합추진모임'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과 통합을 추진하는 모임이고, 민주당의 양보와 진보정당들의 선택에 대한 것이 통합을 이루는 주요한 경로로도 언급되었다. 동시에 이는 확정된 계획은 아니고 논의중이라고 이야기 되었다.
이 전총리가 인터뷰를 한 내용은 최근에 소위 비정당 영역의 시민정치운동 조직들이 만나서 이야기 한 내용이고, 인터뷰한 그 시점에서 보면 확정되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이 전총리의 주장에 대한 이견이 내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겨레의 보도는 가)혁신과 통합의 출범으로 오보가 아닌 특종이 되었다. 내가 보도와 달리 그 제안자 모임에 없었다는 것을 빼고는...
최근 마치 통합이 지고지선의 것인양 하는 흐름이 더욱 강해져 가고 있다. 아마도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의 합당 논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참여당과 민노당, 두 당이 통합하는 데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통합 못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멀어 보이던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의 통합은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의 통합논의가 진전됨에 따라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안으로 다가서기 시작한 셈이다. 실제로 유시민, 이정희대표는 민주당의 정책이 구두선이라 하더라도 점점 민주노동당과 가까워져 오고 있기 때문인지, 당의 구조와 문화가 합치기 어려운 것이라고 이야기 한 적도 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그거야 고치면 되지 라는 쪽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말 통합만으로 우리는 내년에 정권을 교체하고 우리의 미래를 담보하는 수단을 갖게 될 것인가? 필자는 아니라는 데 서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부딪히고 있는 숙제는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공학적 접근이야말로 우리가 어쩌면 피해야 할 '오래된 정치과정'이기 때문이다. 백낙청 교수가 2013체제를 언급한 이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가 갈급하고 있는 것이 향후 우리 사회의 혁신을 위한 비전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고, 그를 위한 세력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통합은 그를 위한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새로운 정치주체의 형성을 목표로 한다면 통합은 기존질서의 해체와 재편과정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와 혁신'이 빠진 통합이라는 것은 혁신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금의 정치세력들을 그대로 두고 산술적으로 합치라는 것외에는 특별한 '요구'가 없게 된다. 통합을 위해 정당구조를 고쳐보자는 정도, 그것도 지금 우리 눈 앞에 보고 있는 진보정당들의 모습 정도. 그런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인지 민주진보통합을 추진한다는 모임의 이름은 가)혁신과 통합이 되었다. 한겨레의 보도대로 약칭 통추로 불릴 것이 유력했는데, 마지막에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혹여 향후 통합논의 과정에 변화의 단서가 될 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진짜 제대로 한 번 우리 정치를 혁신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한국을 만들어 가려 한다면 현재의 세력들을 통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기를 혁신하지 않는 세력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혁신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지금의 정당들은 어디도 그 미래를 끌어 갈 만한 상상력을 보여 주고 있지 못하다.
사람이 간혹은 생각이 다른 자리에 가 서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도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이번에 그렇게 하는 것은 시민사회내에 다른 의견도 있다는 것을 말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리 하지 않기로 하였다. 애초 제안자 모임에 참여할 생각이었지만 시민운동 진영에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단지 '통합'만으로 설계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는 흐름도 있다는 것은 알려두는 게 필요하지 싶어서 함께 의논한 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안자 모임에는 참석지 않겠다 하였다. 어차피 나는 어떤 조직을 대표해서 논의에 참가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도 선택을 조금은 가볍게 해 주었다.
반면에 고민은 깊어만 간다. 그럼에도, 지금의 시대적 과제 안에는 정권교체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현저하게 드러나는 미국중심 체제의 변화나 북한 내부의 3대세습을 둘러 싼 변화와 그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이명박 정부, 더 심화되는 양극화와 부의 편중, 재벌중심의 체제의 강화, 20c 토건중심의 발전전략, 기후변화에 대응 혹은 적응할 전략의 부재 등등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수많은 숙제들을 위해서도 정권의 변화가 중요한 '과정'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시민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 제안자 모임에 적지 않은 시민운동진영의 인사가 합류한 상태에서 어떤 사람들과 함께 어떤 과정과 어떤 수단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 다시 고민은 깊어간다.
우선은 10월 컨퍼런스에 집중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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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송이 지지하다 돌아선 일인입니다. 통합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