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2008년 촛불 시위는 경계가 없는 조직들의 위력이 한껏 드러난 경우였다.  특정한 목적을 가진 모임들이 기존의 일상적 목표를 가진 조직들을 대신해 만들어졌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고, 일상적 조직조차도 웹을 기반으로 한 조직들은 그 경계의 드나 듬이 기존 조직들에 비하면 자유롭다.

그동안 우리의 경험으로 보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 구성원들이 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었는데, 요즘은 조직을 만들면 조직을 만드는 당시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 중심의 제한된 모임으로 멈추어 버리는 일을 자주 겪게 된다. 마음은 자신이 기획한 일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서 참여하는 모임으로 만들고 싶은데, 실제는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과 그 조직이 하는 일에 대한 후원과 지지자 모임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가 만드는 조직에 분명한 경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 경계안에 있느냐 없느냐는 만남에 있어서의 정서적 유대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와서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부터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기존 조직안에서도 조직적 의무에 구속되지 않는 인간형들이 생겨 나는 것 같더니 아예 기존 조직에는 들어 오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유롭게 관계를 맺어 가며 그때 그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에 결합하고 흩어지고 하고 싶은 일을 기획하고 해나가면서 그를 기초로 네트웍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더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경계가 없는 조직들이 점차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조직은 ‘입자’와 비슷하다. 정확한 경계가 있고 질량이 있고 물질적으로 존재하는 그런 것. 기업, 정부, 재단, 교회 등 모든 조직은 그 조직이 하나의 쪼개질 수 없는 단위가 되어 건드리면 안되며 자체적으로 생명이 있었다.

21세기에 들어서 ... 조직의 성격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직은 더 이상 하나의 “단위”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어떠한 목적과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극히 유연하고 형체가 급변하는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버렸다. 다음 아고라, 위키피디어, 페이스북 등에서 끊임없이 목격되는, 어떤 목적에 의해 움직여지며 창발했다 사라지는 그 유기체를 말하는 것이다.

  - 태우's log, 조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점 http://twlog.net/ne/2010/08/25/whats-an-organization-in-21c/

이런 변화에 걸맞는 활동방식을 무엇일까? 그것은 21세기형 조직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기 뜻에 맞는 조직을 만들어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자기 주장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빨리 자기인정을 받고 싶은 경우에는 적절할 지 모르지만 함께 만들고 이루어 나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방식이 된 셈이다. 아무래도 이에 적합한 방식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원래 플랫폼이란 컴퓨터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말하지만 활동과 논의의 기반이 되는 공간도 플랫폼이라 부르는 것이 일반적으로 되었다. 그런 점에서 플랫폼은 어떤 전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온라인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만들어 질 수 있다. 어떤 프로토콜이나 모듈을 가진 플랫폼인가에 따라 플랫폼의 성격도 다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플랫폼에 관계맺는 사람들의 네트웍이 그 플랫폼을 특정한 성격을 가진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게 된다.

새롭게 시작하는 씽크카페는 그런 플랫폼 중의 하나로 만들고 싶다. 기존의 논의 공간들 보다는 조금 더 의식적으로 만들어지고 거기서 논의되는 액션플랜들이 실현되도록 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필요한 만큼 지속되고 필요가 없어지면 사라지기도 하는 유연함을 지닌 활동들이 자유로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바라고 있다.


* 이 글은 http://www.thinkcafe.org에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하승창

트랙백 주소 :: http://ourchang.tistory.com/trackback/236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